2016년 9월 12일에 한반도 남부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
대한민국 미디어의 보도행태는 '늦장 대응' '무대응'의 투성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일본 NHK 방송문화연구소가 2011년 5월에 발간한 '방송연구와 조사'라는 책에 실린 칼럼 하나를 번역해서 소개합니다.
제목은 '동일본대지진 발생시 TV는 무엇을 전달했나?' 입니다.
원문 : https://www.nhk.or.jp/bunken/research/title/year/2012/pdf/005-01.pdf
'동일본대지진 발생시 TV는 무엇을 전달했나?' - NHK 미디어연구부 방송연구그룹
본고에서는 동일본대지진의 발생 시각인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부터 10분 간과 뒤따르는 2시간을 중심으로, TV가 무엇를 전달했는지, 그 기록을 전달한다. NHK종합(*KBS1TV에 상당) 채널과 재경민방키국(*공중파 민영방송에 상당)을 대상으로 했다.
[TV의 역할이 큰 첫 10분]
이번 대지진은 다양한 면에서 미증유의 재해임에도 불구하고 16년 전 한신 아와지 대지진 때와 비교해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한 새로운 상황속에서 발생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앞으로 많은 검증을 요할 것이다.
그 결과를 기다려봐도 확실해지는 것은 없다고 하겠지만, 지진 · 쓰나미의 재해 발생 초기에 있어 방송, 특히 TV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으며, 미디어의 환경이 변화했음에도 그 중요성은 바뀌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첫 10 분'간 TV이 무엇을 전달했는가를 살펴보도록 한다. (표 1, P6~7).
<3.11 동일본대지진 발생 당시 NHK(좌)와 니혼TV(우)의 15분 간의 영상 - 작성자 첨부>
본진의 큰 흔들림이 시작되기 직전에 국회 중계를 하고 있던 NHK 종합채널에서는 중계 화면 위에 알람음과 함께 긴급지진속보 '미야기 현 앞 바다에서 강한 지진'이라는 글자가 떴다. 배경으로 국회에서의 논의가 평소처럼 진행중인 화면에서 대지진의 긴장감은 아직 전해오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회의 장소에서도 흔들림을 감지하고 곧 어수선한 상황이 되고, 편성 정보가 '지진속보'로 바뀐다. 지진 발생 2분 후, 화면이 뉴스 스튜디오로 전환 되고, 지진정보 보도 체제에 들어갔다. 각 지역의 CCTV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고,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어, 게센누마 항구의 영상이 비춰지고, 카메라가 쓰나미를 포착 할 체제가 갖추어 졌다. 아나운서는 쓰나미로 부터 피난토록 반복적으로 요청했다. 이상의 초동 보도는 메뉴얼대로 잽싸게 대응되었다.
오사카의 스튜디오에서 방송하고 있던 생방송 프로그램 '정보라이브 미야네야'를 방송하고 있던 니혼TV의 대응도 빨랐다. 도쿄도지사의 회견의 중계 화면에서 재빠르게 지진 발생시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다만, 긴 중간광고 시간 중 이었기 때문에, 곧 다시 광고로 전환되었으나, 머지않아 도쿄의 스튜디오로 기반이 옮겨졌고, 보도체제를 갖추었다.
지진 발생시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던 TV아사히와 TBS는 (화면을 거의 가리는) 커다란 자막으로 지진 속보를 띄우고, 흔들림이 멈출 무렵에는 스튜디오로 카메라를 돌려 보도 체제에 들어갔다. 한편, 같은 시각 드라마를 방송하던 후지TV는 화면 송출에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흔들림이 계속 되는 도중 드라마를 중단하고 보도센터로 방송을 전환하였다. TV도쿄는 처음에는 방송화면 위에 큰 자막으로 대응했지만 지진 발생 8분 후에 스튜디오에서 보도를 시작했다. 이처럼 지진 발생 10분을 넘기지 않은 시점에서 모든 지상파가 지진 보도 체제를 갖추고, 쓰나미로부터 피난할 것으로 호소하는 방송을 반복했다.
[이후 2시간, '진행형' 속 좀처럼 보이지 않았던 전체 개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는 가운데 각 방송국도 쓰나미에 경계를 반복하며 각지의 모습이나 여진 속보가 속속 들어오며, 이윽고 쓰나미 재해가 현실이 되어 갔다. TV는 재해의 '진행형' 속에서의 대응을 촉구해 갔다.
방송에서 지진예지연락회 회장이 이번 사태가 '매우 광범위'하고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강조했다. TV가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규모라는 점이 판명되었던 것이다. '어디서' '얼마나 심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등의 실태의 개요조차 좀처럼 보이지 않은 채 최선을 다해 보도를 계속하게 된다.
오후 3시 10분 대에 NHK가 이시노마키 항에서 쓰나미가 부두를 넘어가는 모습, 트럭이 쓸려나가는 모습을 중계했다. 계속해서 20분 전후~30분 대에 걸쳐 니혼TV, TV아사히, TBS, 후지TV 방송국 등이 미야기현, 게센누마 등지의 대형 쓰나미 영상을 연달아 전했다. 지진 발생 30분 전후로 현실인 대형 쓰나미의 영상이 방송되며 더이상 보통이 아닌 대재해가 불가피한 국면이 되었다.
한편, 그것들과 병행하여 수도권 각지에서 발생한 화재나 건물 붕괴사고, 매립지 액상화 등의 소식이 속속 들어오며, 방송 본부가 설치 된 도쿄에서의 사태의 긴박감도 생생히 전해져 왔다. 오후 4시가 될 무렵, 센다이시 나토리 강 상공에 있던 NHK의 헬리콥터가 하구 주변의 논밭, 집, 차량 등을 덮쳐 온 쓰나미가 끊임없이 집어 삼켜가는 충격적인 중계 영상을 보내 왔다. 거기에, TBS는 센다이 공항을 덮치는 쓰나미를 중계하였고, 같은 사태를 후지TV는 녹화 VTR로 전했다. 여기에 이르러 현대의 일본인이 지금까지 아무도 경험한 적이없는 미증유의 재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가운데, 각 방송국은 각각 다음과 같이 대응하였다 (표 2, P6~7).
NHK 종합
NHK는 피해 지역의 고정카메라, 헬리콥터를 이용한 촬영에 의한 피해 지역의 실시간 영상을 중심으로 방송하였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일관되게 쓰나미 정보를 제공하며, 피난할 것을 호소하는 것에 중점을 둔 보도를 하였다. NHK 지방 방송국에선 센다이 방송국이 스튜디오에서 센다이시와 게센누마의 상황을 전했다. NHK가 내보낸 피해영상 중 특필되는 장면은 센다이 나토리 강 상공에서의 쓰나미의 헬기 촬영 중계였다. 쓰나미에 의해 진흙 더미가 하구를 거슬러 올라가, 논밭이나 가옥을 삼키는 영상은 피해가 해안 뿐만 아니라 내륙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스튜디오에서는 발생 직후부터 당분간 아나운서 1인 체제로, 그 후, 재해 담당 기자나 도쿄대학 지진연구소의 쯔지 준교수가 추가되어 지진 정보를 정리하고, 영상으로 추정되는 쓰나미의 위험성이나 주민에 대한 경계 · 피난 지시 등에 대해 전달했다. 그리고 지진 발생 후 거의 2시간 뒤에는 지진으로 멈춘 후쿠시마 제 1 원전에서 정전으로 인해 외부 전원이 끊기고 비상 디젤 발전기의 일부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도쿄전력이 원자력 안전 · 보안원에 이상 사태를 알리는 통보를 했다는 소식을 원자력재해대책특별조치법의 해설과
함께 전달했다.
니혼TV
니혼TV는 오후 3시 즈음, 센다이미야기테레비의 스튜디오와 연결하여 현지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되어, 방송국 내의 지진 발생시 모습이나 오나가와 원전의 중계 영상을 비추었다. 오후 3시 20분 즈음에는 미야코의 쓰나미를 중계하였다. 그 후에도 미야코의 쓰나미 도달시의 영상이 많이 사용되었다. 또한, 오나가와, 시치가하마 마을의 영상 등도 사용되었다. 한편, 지진발생으로부터 1시간 정도가 지나며 관동지방 부근의 영상이 많아지고, 치바현의 가스탱크화재나 사이타마 주택 화재, 에노시마와 신바시의 영상도 종종 등장했다. 오후 3시대, 4시대에는 테레비이와테와 후쿠시마츄오테레비도 참여하며 현 내의 정보 등을 밀착하게 전했다.
TV아사히
TV아사히는 보도 시작 직후부터 '쓰나미 도달 예상' 이나 '쓰나미 관측치'를 아나운서가 반복적으로 읽어주고, 쓰나미에 대한 경계와 피난을 촉구했다. 오후 3시 이후에는 히가시니혼방송, 이와테아사히TV 스튜디오에서 현지 상황에 대한 보고를 시작하였고, 각각 여러 번 반복적으로 비추는 등, 오후 4시 대 중반에는 후쿠시마방송의 스튜디오에서의 보고도 진행했다. 쓰나미 영상은 미야코나 오나가와, 하치노헤 항구의 상황이 전해지며 파도에 삼켜지는 자동차나 건물, 옆으로 쓰러져 밀려오는 선박 등을 보여주며 규모의 크기와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하치노헤에 대해서는 도쿄의 스튜디오에서 아나운서와 재해 담당 데스크가 상황을 전했고, 쓰나미 전문가의 코멘트를 추가하며 보도를 이어갔다. 또한 전 기상청장과의 전화 취재를 통해 이번 대규모 지진 · 쓰나미에 대처하기 위한 요점 등을 질답했다.
TBS
TBS는 저녁 뉴스 프로그램 'N스타'의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아나운서 2명, 기자 2명의 보도 체제에서 지진 · 쓰나미 정보를 전달했다. 오후 3시 대에 도호쿠방송, IBC이와테방송, 테레비유후쿠시마 등의 영상과 보고에 의해 사태의 진전이 전해지는 중, 3시 20분 즈음 미야코 항에서 쓰나미가 자동차와 건물을 밀어닥치는 영상을 중계하였다. 동시에, 수도권이나 근처의 헬기 중계영상도 전해지고, 각지의 화재나 부상자 정보 등도 줄줄이 전해졌다. 오후 4시 대 즈음 스튜디오에 지진예지연락회 시마자키 회장이 추가되며, 지진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 설명이 이루어졌다. 방송 된 주요 피해 지역은 이들 외에도 오나가와, 토미오카, 센다이 공항의 대형 쓰나미, 치바의 가스탱크 화재, 우라야스의 액상화 등이었다. 오후 5시가 되기 전, 일반적으로 'N스타'가 시작되는 시간에 호리오, 나가미네 아나운서로 바톤터치 된다.
(테레비도쿄 - 생략)
후지TV
후지TV의 스튜디오에선 오후 3시경에 안도 유코 캐스터로 진행자가 바뀐다. 오후 3시 30분 지나서는, 게센누마, 오나하마의 쓰나미 피해가 표면으로 드러나, 어선과 자동차, 주택 등이 휩쓸려오는 모습을 전했다. 현지보고내용은 전화인터뷰를 여러번 진행 했다. 또, 센다이방송이 오후 4시 반 전후에 쓰나미가 들이닥친 센다이 공항과 나토리 강을 따라 피해 상황을 전했다. 또 전화 인터뷰를 통해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카사하라 교수의 해설을 전했다. 도호쿠지역 쓰나미 뿐만 아니라 도쿄도내의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헬기 중계와 경시청 기자회견 등으로 실시간으로 상세히 보도했다.
이상 많은 방송국에서 저녁 뉴스 프로그램의 메인 캐스터가 차례차례로 투입되며 오후 5시에 TBS 'N스타'의 캐스터가 출연하면서, 거의 모든 방송국이 맞춰졌다. 이 시점에서는 아직까지 사태가 발전하고 있던 도중으로, 새로운 정보가 속속 전해지고 있었음에도 들어 온 정보를 정리 한 보도도 이루어져 갔다.
지진예지연락회 회장이 강조한 바와 같이, 이번 지진 · 쓰나미 피해 지역은 홋카이도에서 관동지역까지 매우 광범위하며, 모든 방송국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시간으로 그 전모를 전달할 수 없었다. 그 이후 막대한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오오츠치 마을, 리쿠젠타카타시, 히가시 마쓰시마시, 타카죠시, 미나미소마시 등의 상황이 이 시점까지는 거의 보도 될 수 없었다.
후략.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도서관의 아프리카tv 7일 정지, 그 속내와 알력싸움의 실체! (0) | 2016.10.15 |
---|---|
[이대로 괜찮은가?] 언론도, 전문가도 계속 틀리는 지진의 '진도'와 '규모' (1) | 2016.09.24 |
경주 지진, 정부와 언론의 초기 대응은 완전히 잘못되었다! (0) | 2016.09.13 |
(월간조선 2016년 7월호) 조갑제의 국어의 한자 병기 주장이 어불성설(語不成說)인 이유 (0) | 2016.07.07 |
전력 민영화? 전력 소매 민간 개방의 근거로 '소프트뱅크'가 적절하지 않은 이유 (2) | 2016.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