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전에 5월에 포스팅 해드렸던 글에서 지진의 '진도'와 '규모'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고 절대로 헷갈려서도 안된다고 적어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썰전에서 전원책 변호사와 JTBC 썰전 제작진은 그 개념이 완전히 다른 개념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한채 혼동하며 섞어쓰고 있었고,
(9월 22일 JTBC '썰전'에서 전원책 변호사 및 제작진은 총 5번이나 규모와 진도를 구분하지 못하였다.)
그러면서 전원책씨는 '핵실험과 지진과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논문이 많다'며 많이 읽어봤다고 주장했다... 뭘 읽은거야?
연합뉴스도 네이버 메인 기사에 '진도 5.8'이라며 틀린 개념을 떡 하니 제목이라고 걸어 놓고 있었으며,
이를 받아 적고 우라까이 한 언론들은 '진도 5.8'이라는 해괴망측한 단어를 총 2400여 건 이상 게시하고 있으며,
(9월 말 현재 '진도 5.8'이라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한 기사는 2400여건을 돌파함.)
한국의 지진전문가라며 인터뷰하는 지구환경과학과 교수가 '진도 7.2' 라는 존재하지 않는 말을 지어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오창환 교수 두분 모두 실제 발언에서 헷갈리고 있습니다. 이 쯤되면 '진도'라는 것의 정의는 커녕 예측하고 있다는 최대지진규모 수치 예측모델 조차 상당히 의심스러운 수준.)
고로, 다시 한 번 짚어 드립니다.
지진의 '진도'와 '규모'의 개념.
지진의 '진도'는 '사람이 봤을 때 사람이 얼마나 흔들리나, 건물 등이 얼마나 무너질까'와 같은 자의적, 인공적인 개념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보니까 집이 부서질 정도로 많이 파괴되었네, 근데 저쪽에서는 사람만 움직였으니 파괴가 거의 없네.'
그래서, 지역에 따라서 진도라는 것은 다를 수가 있죠.
예를 들면, 지금 일본에서 나고 있는 지진의 여파로 부산과 경남에서 창문이 흔들릴 정도이므로
'이 지진의 부산,경남에서의 진도는 2~3' 입니다.
같은 지진으로 인해 일본 큐슈지방에서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4~7의 진도를 보였고 지금 여진은 '진도' 2~4를 계속 기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가별로 진도의 판단이 다른데 일본의 경우, 10단계로 구분하고 있고, 0,1,2,3,4,5약,5강,6약,6강,7 이구요.
다만, 한국과 미국의 경우 진도의 잣대가 일본과 달라, '메르칼리 진도'라고 하는 12단계의 척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서 가장 먼저 적어드린 대로, '진도'라는 것은 '사람이 보고 결과물로 판단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나라별로 다른 겁니다.)
한국의 경우 진도는 1, 2, 3, 4, 5, 6, 7, 8, 9, 10, 11, 12의 12단계이고, 이는 사실 숫자가 아닌 아라비아 문자 I, II, III, IV, V, VI .... 등으로 표기 하기 때문에, 당연히 소숫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도 7.2라는 단어는 따라서 애초에 존재할 수 없는 단어 입니다.
결국, 이번에 일어난 '진도 7'의 지진은 일본 측에서의 판단 잣대에 의해 쿠마모토의 한 지역에서 '진도 7'의 흔들림이 감지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같은 쿠마모토 현에서도 5강, 6약 등 관측 지점에 따라서 달랐습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말하는 진도 7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등 일부 지역에서 감지된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는 등 그 관측지점 근처의 인간에 있어 가장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보이는 진도를 말합니다.
반면, '규모'는 진원에서 방출된 '지진에너지의 양'을 수치적으로 표현한 척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 지진이 가지는 파괴력, 전투력을 객관적인 숫자로 표현하면...'
'리히터(릭터)규모'를 가장 많이 쓰고 있고 실제 땅 속에서 발생한 흔들림의 에너지를 로그적으로 표현합니다.
(단위는 M 이라고 쓰고 '매그니튜드'라고 읽습니다. 리히터 규모에서 '도'라는 단위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M9.0의 지진은 M7.0보다 1000배, M8.0보다 약 32배 강한 에너지를 가집니다.
결론적으로, '규모'가 큰 지진이라도 진원에서 멀면 먼 지역에서 느끼는 '진도'는 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이번 큐슈 지진 처럼 규모가 M9.1과 M6.4(*최종 M6.5로 정정)로 이번 지진의 에너지가 1000배 이상 약해도,
2011년 당시에는 일본 영토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24KM 정도의 비교적 깊은 곳에서 발생한 반면,
이번 큐슈 지진은 쿠마모토 시 바로 아래 10KM 지점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인간에 있어서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진도 7'을 관측한 지점이 발생한 겁니다.
(참고로 일본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일본 기준 '진도 7'을 관측한 지진은
1995년 한신 대지진, 2004년 니가타 대지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2016년 큐슈대지진이 4번째입니다.)
덧붙여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 일대에서 일어난 M5.8 지진의 경우, 진도가 경주 VI (6), 대구 부산 등 경상도 지역이 V (5) 근처라고 밤 9시 20분 쯤 한국 기상청이 발표했는데, 다시 한번 강조드리지만 한국식 메르칼리 진도로 일본식 진도와는 다릅니다.
M5.8의 본진은 일본식 진도로 환산하면 대구 및 경남에서 '4', 경주에서 '5약' 정도로 보입니다.
M5.1의 전진은 일본식 진도로 지역에 따라 3에서 4 정도로 보입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의 하트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설의 명문] 유시민의 항소이유서.txt (0) | 2017.06.10 |
---|---|
대도서관의 아프리카tv 7일 정지, 그 속내와 알력싸움의 실체! (0) | 2016.10.15 |
'동일본대지진 발생시 TV는 무엇을 전달했나?' - NHK 미디어연구부 방송연구그룹 (0) | 2016.09.13 |
경주 지진, 정부와 언론의 초기 대응은 완전히 잘못되었다! (0) | 2016.09.13 |
(월간조선 2016년 7월호) 조갑제의 국어의 한자 병기 주장이 어불성설(語不成說)인 이유 (0) | 2016.07.07 |